
한때 김혜수를 앞세운 화려한 마케팅으로 온라인 명품 시장을 주도했던 발란(Balaan)이 정산금 미지급 사태에 휩싸여 제2의 티메프 사태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지급으로 수많은 판매자들이 피해를 입었던 악몽이 재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발란의 정산 지연 사태의 원인과 배경,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발란의 정산금 미지급 사태 현황
명품 플랫폼 발란에서 셀러(판매자)들에게 정산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2025년 3월 24일부터 다수의 판매자들이 정산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명품 병행수입 업체는 "통상 2주 단위로 발란에서 판매대금을 정산받는데, 24일 입금됐어야 하는 약 3억원이 아직 안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발란 측은 이에 대해 "정산금 계상 과정에서 일부 셀러에게 오납된 것을 확인하고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을 미뤘다"며 "28일까지 셀러별 정산액을 다시 산정해 지급액과 지급일을 공유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티메프 사태 초기와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기업회생 절차 준비 정황과 심각성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점입니다.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최근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하기 위해 대리인을 선임하고,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2025년 3월 25일 발란 측과 미팅을 한 미정산 피해자가 발란 본사 사무실 컴퓨터에서 '발란 기업 회생절차 준비 증거 파일'을 목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해당 파일에는 '회생 관련 제출 자료', '발란 정산 내역 재검토 공지', '판매자 문의별 대응 메시지'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발란은 현재 전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외부 방문객의 본사 진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어서, 임직원 동요를 차단하고 항의 방문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발란의 과거 화려했던 마케팅과 재무 위기의 씨앗
김혜수를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 전략
발란은 2021년 10월부터 배우 김혜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여 "명품을 왜 백화점에서 사?"라는 도발적인 문구의 '산지직송'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 광고는 유튜브에 공개된 지 사흘 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넘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김혜수와 함께한 캠페인 이후 발란은 월 거래액 461억원, 순방문자(MAU) 517만명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명품 플랫폼과 명품 배우의 시너지 효과로 10월 461억원 거래액을 달성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마케팅의 이면에는 큰 비용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2022년 발란은 광고선전비로만 385억원을 지출했으며, 이로 인해 같은 해 순손실 규모는 379억원에 달했습니다.

재무 상황의 급격한 악화
발란의 재무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77억3000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2015년 설립 이후 매년 적자가 누적된 결과입니다.
2023년에도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392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급감했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유동성입니다. 발란의 유동자산은 56억2000만원, 유동부채는 138억1000만원으로 유동비율이 40.7%에 불과합니다. 1년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상환해야 할 부채가 2배 이상인 상황으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상태입니다.

티메프 사태와의 유사성과 시사점
티메프 미정산 사태의 교훈
지난해 티몬과 위메프(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지급 사태는 온라인 커머스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티몬·위메프가 판매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미정산금액은 1조2천790억원으로 최종 집계되었고, 피해업체는 4만8천124개에 달했습니다
.
발란의 현재 상황은 티메프 사태 초기와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티메프도 미정산 사태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7월 11일경 '정산 시스템 오류'로 미지급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던 바 있습니다.
시장 구조적 문제점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는 것은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시사합니다. 특히 에스크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도입되지 않은 플랫폼에서 판매자들이 정산금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리콘투가 최근 발란에 75억원을 투자했지만, 금전 출납을 발란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하고 있어, 투자금이 정상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경영 전략의 변화와 그 한계
비용 절감을 통한 흑자 전환 시도
발란은 재무 상황이 악화되자 2023년부터 내실화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했습니다. TV 광고를 중단하고 광고비를 전년 대비 90% 이상 줄였으며, 직원 수도 120명에서 60명대로 축소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발란은 2023년 9월 첫 월간 손익분기점 달성을 시작으로 12월까지 4개월 연속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했습니다. 2015년 창립한 발란이 분기 흑자를 낸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비용 절감의 한계와 성장 동력 상실
그러나 이러한 비용 절감 위주의 전략은 근본적인 유동성 문제와 누적된 부채 해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매출이 56% 급감한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재무 구조를 건전하게 개선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발란은 2023년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고, 유동비율 40.7%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향후 전망 및 판매자/소비자 대응 방안
예상되는 사태 진행 방향
발란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할 경우, 법원은 재정 상태와 회생 가능성 등을 검토해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발란의 모든 채무는 동결되며, 법원은 관리인을 지정해 자금 관리와 경영 활동 전반을 감독하게 됩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기업회생이 진행되면 판매자 정산금 지급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판매자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소비자 및 판매자 대응 방안
현재 발란 입점 판매자들 중 일부는 이미 발란에서 판매 상품을 철회하고, 들어온 주문조차 환불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판매자들은 단체 대화방에서 정산금 문제를 의논하며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소비자들은 당분간 발란을 통한 고가의 명품 구매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며, 현재 진행 중인 주문에 대해서는 배송 및 환불 상황을 면밀히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온라인 명품 시장의 교훈과 시사점
발란의 정산 미지급 사태는 화려한 마케팅과 빠른 성장에만 집중한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없이 광고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전략은 결국 재무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정부는 티메프 사태 이후 대규모유통업법 및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발란 사태는 아직도 판매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함을 시사합니다.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는 화려한 광고와 명품 이미지보다는 재무 건전성과 정산 시스템의 안정성이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함을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플랫폼 선택 시 이러한 요소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발란의 상황 전개와 관련 정보가 업데이트되면 추가 포스팅을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직 발란 관련 상품을 구매했거나 판매 중인 분들은 관련 상황을 주시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온라인 명품 쇼핑을 이용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정산금 안정성과 플랫폼 신뢰도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공유해주세요!